석태준 목사님의 목회칼럼
나귀를 통해서도 말씀하시는 하나님
최근에 제가 좋아하게 된 말이 하나 있습니다. God can talk through a donkey.“하나님은 나귀를 통해서도 말씀하실 수 있다”는 뜻인데 제가 공부했던 신학교의 은사이신 Michael Wilkins라는 분의 좌우명입니다. 민수기 22장에 보면 발람이라는 선지자가 사명을 잘 감당하지 못하니까, 하나님께서 그가 타고가던 나귀를 통해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? 그는 이것을 읽으면서 큰 은혜를 받았다고 합니다. 이 교훈은 그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늘 두가지 시험을 막아주었습니다. 먼저는 자신의 열등감을 막아주었습니다. 때로 스스로를 생각해도 능력도 없고, 부족한 것이 많아 과연 내가 이런 일에 자격이 있을까 하는 시험이 찾아 올 때에, 짐승인 나귀까지도 사용하셔서 그 말씀을 전달케 하신, 능력이 많으신 하나님께서 자신의 부족함, 연약함을 통해서도 충분히 그 역사를 이루실 거라는 믿음을 갖게 해주었습니다. 그러나, 똑같은 말이 자신의 교만을 막아주기도 했다는 것입니다. 인간의 마음이란 다 죽어가다가도 어떨 때에는 그래도 내가 남보다는 이 일을 잘하지…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. 그 때마다 이것은 내 능력때문에 된 것이 아니다. 단지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서 역사하신 것 뿐이다. 내가 교만하면 나귀를 통해서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얼마든지 나 없이도, 나보다 능력이 없는 자를 선택하셔서라도 이보다 더 큰 역사를 이루실 것이라는 마음으로 겸손을 유지하게 해주었다는 것입니다.
그는 이런 뜻에서 신앙생활에서 늘 다음 두가지를 생각하며 살도록 강조했습니다.“Take God’s calling upon your life with deadly seriousness, but don’t take yourself too seriously.” (“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준 사명은 목숨을 걸 정도로 소중하게 생각하되, 당신 자신은 너무 대단하게 생각하지는 말라.”-저의 의역입니다)
어쩌면 우리 인간이란 늘 열등감과 교만사이를 오가며 방황하는 연약한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. 그러나 이 두가지를 이기는 길은 오직 모든 것은 다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는 겸손과, 그러기에 앞으로의 일도 하나님께서 능력주시라는 믿음밖에는 없는 것입니다. 이것이 바로 은혜입니다. 사도바울이 “나의 나된 것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”라고 고백한 것 처럼, 한 주간도 은혜로 사명을 잘 감당하고, 또한 은혜로 시험을 승리하시기를 기도합니다
